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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마피아 '넘버3' 아내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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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마피아 '넘버3' 아내의 이중생활

입력
2007.05.3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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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에선 지난 20년간 이탈리아 시실리 마피아 조직 대부의 아내로 지내온 영국 출신 40대 여성이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앤 헤서웨(사진)이라는 이 여성은 올해 44세로 로치데일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전문 댄서로 활동하다가 24살에 이탈리아인과 결혼한 뒤 전업 주부로만 있던 외견상으론 평범한 중년 여성이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헤서웨이의 남편 안토니오 린지빌로는 이탈리아 최대 범죄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넘버 3’인 고위급 두목. 그는 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남편을 대신해 조직을 관리하는 등 상당한 내조를 하면서 조직의 ‘대모’ 역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잇따라 해서웨이의 베일에 쌓인 ‘이중적인 삶’을 파헤치는 기사와 추적 프로그램을 앞 다퉈 보도했다.

이들 신문과 방송에 따르면 해서웨이는 지난 1979년 북부 이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의 댄서로 일하다가 린지빌로를 처음 만났다. 미남인 린지빌로의 신사다운 풍모에 마음이 끌린 해서웨이는 그와 사귀기 시작해 87년 고향 로치데일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헤서웨이는 이후 로마에서 두 딸을 기르면서 최상층의 호화생활을 누려 왔다. 고급 저택에서 명품과 보석으로 몸을 휘감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는 BBC 등과 인터뷰에선 남편이 하는 일에 관해선 아는 것이 없고 물어 보지도 않았다고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결혼한지 20년 동안 부부가 함께 산 기간이 4년 밖에 안되고 나머지 기간 남편은 내내 감옥에 갇혀 있었던 점에서 그 말을 액면대로 믿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지난해 4월 43년간 도주 생활을 한 ‘콜레오네의 유령’으로 불리는 코사 노스트라의 보스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74)를 체포한 이탈리아 검찰은 지난 11월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해 대규모 검거작전을 펼쳤다.

프로벤자노를 붙잡으면서 압수한 코사 노스트라의 암호와 계보 등을 토대로 도청 등 비밀수사를 벌인 끝에 전국에서 80여명의 조직원을 일망타진했다. 당시 헤서웨이도 공모 혐의가 적발돼 체포영장이 떨어졌으나 그는 딸들과 영국에 있어 쇠고랑을 차는 일은 모면했다.

이탈리아 검찰은 소탕작전을 통해 코사 노스트라의 약 240억원에 달하는 숨겨놓은 부동산과 자금 등을 찾아내 몰수했다.

린지빌로는 5년 전 동생과 함께 마약밀매와 강탈,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붙잡혀 수감 중이었으며 얼굴 없는 보스인 프로벤자노를 대리하던 ‘넘버 2’쥬세페 마도니아도 지난 92년부터 교도소에 들어가 있다.

때문에 린지빌로는 자신을 매일처럼 면회오는 아내 해서웨이를 메신저로 해서 조직에 모든 명령을 하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서웨이가 전달한 남편의 명령에는 단순한 위협이나 경고에서 살인 지시까지 망라돼 있다.

이탈리아 검찰의 체포영장 발부로 영국에서 기소된 해서웨이는 신병인도 심리에서 제출된 녹음 등 명확한 증거로 인해 로마로 송환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그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사법거래를 통해 영국에서 재판을 받았고 집행유예 2년형이 내려졌다.

해서웨이는 현재 맨체스터에서 딸들과 살면서 남편의 석방을 기다리고 있지만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린지빌로가 나오려면 상당한 세월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흔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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