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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 "美 학생들 소설 속 숨은 관념 정확히 이해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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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 "美 학생들 소설 속 숨은 관념 정확히 이해해 충격"

입력
2007.05.3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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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에 연수중인 작가 이문열씨가 29일 뉴저지주 사립학교 페닝턴스쿨에서 자신의 작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our twisted hero)> 을 놓고 학생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씨는 이날 초청특강에서 “작품을 통해 4ㆍ13 호헌 조치에 대한 한국 지식인들의 당혹스러움을 드러냄으로써 한국사회의 진실의 한 모퉁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어떻게 소설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되었는지’, ‘지금 이 소설을 다시 쓴다면 어떤 부분을 바꿀 생각인지’, ‘소설의 주인공 엄석대와 담임선생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다.

이에 이씨는 “‘권선징악’으로 소설을 마무리한 것은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 한국 지식인의 황당함을 있는 그대로 절실하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소설을 다시 쓴다고 해도 결론은 바꾸지 않겠지만, 다시 소설을 쓴다면 낙관적으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의 수업을 들은 11학년생 그레시아 르네라는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작가의 대답으로 모든 궁금점을 풀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영어 담당교사 마이클 키오는 “친구의 소개로 이씨의 작품을 교재로 선택했다”며 “학생들이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업을 끝낸 뒤 “학생들이 인물을 설정한 배경과 숨겨놓은 관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질문의 수준이 뜻밖이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내년 말까지 체류허가를 받았지만 귀국일정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나올 작품의 ‘밑천’ 마련을 위해 체류기간을 연장할 지, 아니면 올 연말 귀국할 지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그런 질문에 대답 안 하려고 멀리 와 있는 것”이라며 “국내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페닝턴스쿨은 1838년 뉴저지 남부에 세워진 역사 깊은 사립 중ㆍ고교로 이씨의 작품을 이번 학기 영어 수업에 동아시아 문학 교재로 채택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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