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 여권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그간 탈당 이미지 희석을 위해 의도적 거리 두기를 해 왔다면 이제"돕겠다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 세를 모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뀐 셈이다.
손 전 지사가 '제3지대 독자세력화 à 범 여권과 인수합병'이라는 그림을 접고 대통합 과정에 참여하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손 전 지사의 인천대 특강엔 우리당 신학용, 안영근, 한광원 의원이 참석했고, 특강 전엔 송영길, 문병호, 김교흥 의원과 오찬을 했다. 대부분 손 전 지사를 물밑에서 지원해 온 의원들이다.
손 전 지사의 행사에 현역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4월 선진평화포럼 출범식 때는 우리당 지도부를 비롯한 범 여권 의원들이 참석하겠다고 했으나 손 전 지사가 사양했다.
한 측근은 "한나라당 탈당 직후부터 만나야 할 범 여권 정치인은 거의 다 만났지만, 기성 정치권에 얹혀가지 않기 위해 철저히 감춰 온 것 뿐이지 접촉이 단절됐던 것은 아니다"며 "캠프 안에선 범 여권 정계개편에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범 여권의 러브 콜을 뿌리치고 독자 행보를 고집하다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하지만 범여권 대선주자들과 만나는 등 당장 대통합 과정에 발을 들이는 데는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한다. 한 측근은 "범 여권 제 정파를 엮는 수준의 대통합으로는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6월 17일 선진평화연대 출범 이후 본격적 광폭 행보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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