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헐값 발행 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인 조희대 서울고법 부장판사(50)는 29일“이건희 회장 등 기존 주주와의 공모부분은 공소사실에 없어 구체적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부장판사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공소장에는 이 회장 등 주주와의 공모부분은 적시돼 있지 않고 허태학, 박노빈 에버랜드 전ㆍ현직 대표의 공모사실만 나와 있다”며 “공판 과정에서 검찰도 허씨와 박씨의 공모만 기소한 것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한때 논란이 됐던 공소장 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부분”이라며 “검찰과 변호인이 해당 부분에 대해 다툼이 있어 검찰에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3월 재판에서“검찰이 지난해 12월 낸 답변서에 CB 실권 이후 허씨와 박씨가 회사 이사로서 주주에게 알려줘야 할 의무 등 6가지 의무를 추가 제시했지만 공소장에는 두 가지만 써 있고 나머지는 ‘등’으로 돼 있으니 명확히 하라”고 했고 검찰은 끝내 공소장 변경을 거부했다.
1심 재판부는 에버랜드 CB 발행 가격을 산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에버랜드 주식의 과거 거래가격, 장부가액 등을 종합해 최저 1만4,825원이라고 판단했다.
조 부장판사는 “우리의 판단도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1심 판단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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