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기업 일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재벌과 재벌총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교사와 공무원의 절반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이윤의 사회환원'이라고 응답해 기업의 역할에 대해 다소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일반국민(1,024명)과 중ㆍ고교 사회담당 교사(520명), 경제 관련 공무원(300명), 교수 등 경제전문가(213명), 기업인(200명), 기자(103명), 시민단체 및 노조 간부(각 100명), 국회의원(51명) 등 총 2,6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기업 정서의 실체 파악을 위한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 일반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노조 간부를 제외하고 모두 호감을 보였다. '호감을 느낀다'대 '반감을 느낀다'의 비율이 ▦일반국민 37.8%대 30.7% ▦교사 49.6%대 23.7% ▦경제전문가 78.4%대 8.9% ▦공무원 72.0%대 8.5% ▦기자 61.2%대 18.4% ▦시민단체 47.0%대 25.0% 등이었다.
그러나 재벌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공무원, 경제전문가 빼고는 모두 반감이 더 높았다. 호감 대 반감의 비율은 ▦국회의원 45.1%대 37.3% ▦경제전문가 67.7%대 21.1% ▦공무원 54.3%대 30.0% 등이었던 반면, ▦일반국민 24.6%대 50.6% ▦교사 24.8% 대 60.4%
▦기자 29.1%대 51.5% ▦시민단체 33.0%대 52.0% ▦노조간부 14.0%대 79.0% 등이었다. 특히 재벌 총수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경제전문가를 제외한 모든 조사대상에서 반감이 훨씬 많았다.
재벌에 반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조사대상이 '편법상속과 분식회계 등 비도적적인 경영'을 가장 높게 꼽았다. 또 반기업 정서의 원인에 대해 모든 조사대상이 '기업 내부문제가 기업 외부문제보다 더 크다'고 답했다. KDI 임원혁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는 반기업 정서가 재벌과 재벌 총수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경영 행태 때문에 발생했음을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에 대해 교사(49.0%)와 공무원(50.0%)의 절반이 '이윤의 사회환원'이라고 응답해 청소년 경제교육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반국민은 '이윤창출'과 '사회환원'의 응답 비율이 각각 28.6%와 26.4%로 비슷했고 국회의원, 경제전문가, 기자는 모두 '이윤창출'이 높게 나왔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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