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동통신업체들의 판촉을 보면 눈길을 끄는 숫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KTF의 경우 전세계 101개국에서 ‘쇼’의 자동로밍이 가능하다고 선전합니다. LG텔레콤은 통화료 1,000원당 최대 24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뜯어보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KTF는 101개국에서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WCDMA) 서비스인 ‘쇼’의 자동로밍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전세계에서 WCDMA를 채택한 나라는 31개국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0개국은 WCDMA 방식이 아닌 유럽식(GSM) 이동통신 국가들입니다.
KTF의 주장대로 101개국에서 자동로밍을 이용하려면 WCDMA와 GSM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휴대폰이 필요합니다. 그런 휴대폰은 5~6종 뿐입니다. 따라서 ‘쇼’ 가입자라고 해서 무조건 101개국에서 자동로밍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101개국 자동로밍 서비스를 활용하려면 ‘쇼’ 가입 전 휴대폰부터, 즉 WCDMA와 GSM 모두를 지원하는 휴대폰인지 아닌지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겁니다.
LG텔레콤이 새로 시작한 ‘17+7마일’은 한국씨티은행과 제휴해 통화료 1,000원당 최대 24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를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24마일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화료가 월 7만원 이상, 카드 결제액이 월 7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1,000원당 24마일을 받습니다.
그것도 문자메시지, 부가서비스 이용료는 제외하고 순수 음성통화료만 해당합니다. 월 통화료가 3만원 미만이면 아예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으며 3만~7만원 미만 이용자들은 1,000원당 10~15마일이 적립됩니다. 현실적으로 월 7만원 이상 음성통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24마일이라는 숫자는 ‘그림의 떡’일 수 있습니다.
이동통신업계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눈길을 끌기 위해 숫자를 내세울 수 밖에 없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광고든 마케팅이든 정보는 정확해야 합니다. 이용자들은 기업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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