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한화측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했던 이택순 경찰청장이 한화 고문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청장은 29일 “미국 출장에서 귀국한 지난달 29일 고교 동기인 한화증권 유모 고문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통화했다”고 시인했다.
이 청장은 “처음에는 김승연 회장 사건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다가 김 회장 얘기를 꺼내길래 ‘네가 낄 일이 아니다’라고 면박을 주고 더 이상 얘기 못 하도록 끊었다.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이달 4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이 한화증권 유 고문과의 접촉 여부를 두 차례나 물었으나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경찰청 감사관실도 25일 “사건 발생 이후 이 청장과 유 고문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청장의 거취 논란과 관련, “임기제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는 정상인의 판단력을 갖고 봤을 때 의심할 만한 어떤 혐의가 나왔을 때 논의하는 게 순리”라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다 사퇴하면 결국 누가 그것을 다 감당할 것인가”라며 교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경찰 내부의 이 청장 사퇴 요구에 대해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조직이 내부 분파를 만들어 정책이나 인사 문제에 대해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은 올바른 행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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