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크릭 박사와 함께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79ㆍ사진) 박사가 개인 게놈지도를 갖게 되는 첫 인물이 됐다. 그가 1953년 DNA구조를 밝힌 논문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지 54년 만에 게놈지도가 밝혀진 첫 인물로 다시 역사에 기록되는 셈이다.
28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미국 코네티컷의 바이오기업 ‘454라이프사이언스’가 왓슨 박사의 게놈(유전체)을 분석, 전체 DNA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했다며 이는 우리가 자신의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주문해 얻을 수 있는 새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왓슨 박사의 이름을 따 ‘프로젝트 짐(Project Jim)’으로 명명된 개인 유전자지도 작성작업은 개인의 게놈을 분석해 심장질환이나 알츠하이머병 등의 위험인자를 미리 진단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454라이프사이언스는 왓슨 박사로부터 받은 30억개의 염기로 이루어진 게놈의 전체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다시 6차례에 걸쳐 검증했다고 전했다.
왓슨 박사의 유전자지도를 만드는 데는 2년간 2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이 회사는 이번 주 텍사스 휴스턴의 베일러대에서 왓슨 박사에게 유전자 지도가 담긴 DVD를 증정할 예정이다.
이 작업을 주도한 베일러 의대 리처드 기브스 박사는 “DNA 염기서열 분석에 드는 돈과 시간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조만간 일반인들에게도 이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왓슨 박사가 자신의 DNA 정보를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공유하는데 찬성하고 있으나 자신이 불치병 발병 인자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일부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인간 게놈지도 경쟁을 벌인 미국 ‘셀레라 지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가 개인 유전자지도를 가진 첫번째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시는 벤터 박사와 여러 사람의 게놈을 섞어 분석했기 때문에 개인 유전자지도를 가진 첫 인물은 왓슨 박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왓슨 박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시절 동료인 크릭과 이중나선구조 해명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윌킨스 등과 함께 1962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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