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수사와 관련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택순 경찰청장은 28일 “지금은 조직이 일치단결해야 할 때”라며 사퇴 거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청와대도 “사임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 청장의 유임 쪽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 청장 발언 이후 일선 경찰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경찰대학, 고시, 순경공채 등 출신별로 내부 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청장은 이날 오전 경찰청에서 전국경찰지휘부회의를 갖고 “치안총수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보복폭행 사건을 처리하면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진단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혀 사퇴 압력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청장은 또 “하루 빨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검찰 수사 의뢰 배경에 대해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진정성을 인정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논란을 불식시키고 경찰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검찰 수사가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 청장이 스스로 판단해 수사 의뢰를 결정한 것으로 경찰 조직 안정화를 위해 적합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반발 등) 내부 움직임은 사실 관계와 의도, 취지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청장을 두둔했다. 그러나 이 청장에 대한 경찰 안팎의 사퇴 압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전ㆍ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구(求)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회원들은 오후 경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이 청장은 이미 조직의 신뢰를 잃었다”며 경찰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 청장을 비롯한 보복폭행 사건 수사지휘부가 수사 경험이 적은 고시, 경찰대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고시 특채와 경찰대 폐지까지 주장했다. 경찰대 총동문회도 이날 경찰청사 부근에서 긴급 모임을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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