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란 이름이 나오자 놀라면서 옆에 있던 이창동 감독과 송강호을 보았다. 그들의 축하 인사와 박수 소리를 듣고서야 전도연은 수상을 실감한 듯 눈물을 글썽이며 시상대로 향했다.
시상자인 프랑스의 미남배우 알랭 드롱이 황금 빛 드레스를 차려 입은 그녀의 손에 키스를 하자 전도연의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상장과 트로피를 손에 쥔 전도연은 “봉수아”라는 인사로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전도연이 27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0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배우로는 처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순간이었다.
“믿기지 않는데요. 굉장히 훌륭한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런 배우들 대신에서 이런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영화제와 심사위원 여러분 감사 드립니다.”
자리에 함께한 1,000여명의 세계 영화 관계자들도 아들을 잃고 정말에 빠진 여인의 상처와 용서와 분노를 놀라운 연기로 선보인 이 작은 동양 여배우, 그것도 칸에 처음 얼굴을 내민 그녀에게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전도연은 수상 소감 중간중간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혼자 불가능한 일을 이창동 감독이 가능하게 하셨어요. 그리고 송강호씨, 강호 오빠 때문에 신애라는 인물이 완전해 진 것 같아요. <밀양> 을 이렇게 환영해 주신 칸 여러분 평생 잊지 못할 거에요. 감사합니다. ” 밀양>
함께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 마음은 시상식 후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작품에 임했던 이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 전도연은 “해외영화제에 처음”이라며 “그것이 세계적인 칸영화제였고, 수상 경험까지 해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전도연은 이번 수상이 세계무대에서 첫 평가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사실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24일 <밀양> 의 공식시사회 이후 강력하게 점쳐졌다. 영화관계자들 뿐 아니라 관객, 세계 언론까지 그녀의 연기에 주목했다. 밀양>
칸영화제 스크린, 할리우드 리포터 등이 <밀양> 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유독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서는 온갖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밀양>
영국 로이터는 “전도연이 이번 칸영화제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했고, 뉴욕타임즈는 “대담무쌍한 여배우가 올해 칸영화제를 매료시켰다”고까지 했다.
전도연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은 100년 한국 영화 역사의 사건이기도 하다. 사상 처음이자, 3대영화제라는 베를린와 베니스 영화제를 합쳐도 1987년 베니스에서 <씨받이> 로 강수연이 수상한 이래 20년 만이다. 씨받이>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영화인이 수상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도 2004년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이후 3년만이다. 올드보이>
칸(프랑스)=김성한기자 wi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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