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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 故 오희준·이현조 대원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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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 故 오희준·이현조 대원 영결식

입력
2007.05.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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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새 길을 열려다 산화한 영혼들이여, 그대들의 당당했던 도전은 모든 산악인의 가슴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에베레스트 등정 도중 뜻밖의 눈사태를 맞아 목숨을 잃은 박영석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의 고(故) 오희준(37), 이현조(35) 대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1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박영석(44) 대장과 나머지 대원들은 네팔 카트만두서 화장한 두 대원의 유골을 들고 이날 오전 0시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로 서울대병원 분향소로 이동, 조문객을 맞았다.

대한산악연맹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산악 선후배, 직장 동료 등 400여명이 참석, 한국 산악계의 대들보였던 두 대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수척한 얼굴에 삭발을 한 박 대장은 “그들은 남서벽 도전을 ‘최고의 등반’이라 여기고 결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은 진정한 산악인”이라고 추모했다.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은 “청춘을 산에서 꽃피우다 졌으니 그 열매가 반드시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굳게 뿌리내려 언젠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원의 형 희삼(40)씨는 “동생이 떨군 피켈을 한라산 장구목이 보이는 암벽에 꽂아주고, 양지바른 능선 위에 작은 돌무덤 하나 쌓아주겠다”며 “동생의 뜻을 선후배들이 이뤄주길 바란다”며 울먹였다.

영결식 뒤 박영석 원정대와 유가족, 선후배들은 광주로 내려가 이 대원이 산악인의 꿈을 키운 무등산 자락에 유골을 흩뿌렸다. 원정대는 오 대원의 유가족과 함께 29일 제주로 내려가 한라산 자락의 관음사 입구에서 오 대원을 위한 노제를 지낼 계획이다.

두 대원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 도중 정상을 눈앞에 두고 16일 오전 1시50분 해발 7,800m의 공격캠프 4에서 눈사태를 맞아 숨졌다. 제주 서귀포 출신의 오 대원은 남ㆍ북극점 도달과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0개를 오른 세계적인 산악인이고, 전남 영광 출신의 이 대원은 라인홀트 매스너에 이어 35년 만에 낭가파르바트(8,125m) 루팔벽을 등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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