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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에스프레소 "집에서도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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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음식 - 에스프레소 "집에서도 즐겨요"

입력
2007.05.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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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갖고 싶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 옵니다. 선물의 달이 지나기 전에 누가 하나 사줬으면 좋겠다며 슬쩍 떠보는 친구의 귀여운 투정이나 에스프레소 기계가 혼수 1호라는 예비 커플의 모습은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이게 다 커피 인구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1997년 미국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 뒤 빠른 속도로 발전해온 커피 문화. 이번에는 에스프레소가 열풍의 진원지입니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정수

“불과 3~4년 전만 해도 에스프레소(Espresso)를 찾는 손님이 일주일에 한 건, 아니 한 달에 한 건 될까 말까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웬만한 지점에서 하루 20잔은 거뜬하게 나갑니다.”

한화갤러리아가 직접 운영하는 커피브랜드 ‘빈즈 앤 베리스’의 메뉴 개발을 담당하는 강두웅씨는 “커지는 수요에 맞춰 올해 초에는 8개월 간의 연구 기간을 거친 새로운 에스프레소 콩을 내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진한 이탈리아식 커피 에스프레소가 빠른 속도로 커피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카페라테, 카페모카 등 에스프레소 혼합 커피를 즐기던 애호가들이 ‘커피의 에센스’로 불리는 에스프레소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빠르다’는 뜻의 이탈리아어인 에스프레소는 한마디로 ‘강하게 볶은 커피를 곱게 분쇄해 고압의 물로 짧은 시간 내에 추출한 커피’다. 일반 원두커피, 즉 드립 커피가 분쇄된 원두커피 입자 사이로 따뜻한 물이 빠져나가면서 커피 성분이 용해되는 것과는 구별된다.

짧은 시간에 짜내듯 추출하는 에스프레소는 맛이 진한데다 카페인 성분은 드립 커피보다 적다. 커피 애호층이 두터워지면서 커피에 관한 지식 수준이 높아진 것이 에스프레소 인기를 끌어올린 셈이다.

최근에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기계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드롱기, 일렉트로룩스, 브리엘, 유라, 크룹스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로 수백만원대의 자동 에스프레소 기계뿐만 아니라 반자동이나 수동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박갑정 일렉트로룩스코리아 사장은 “초창기에는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 위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브런치 문화 등에 힘입어 집에서 간편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보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 콩은 원산지보다 브랜드를

에스프레소는 커피 콩부터 드립 커피와는 다른 제품을 쓴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커피는 수백 종류의 성분이 복잡하게 합쳐져 신맛과 쓴맛 등 여러 가지 맛과 향기를 내는데 이는 물의 온도나 압력에 따라 달라진다. 고압의 물로 짧은 시간 내에 뽑아내는 에스프레소는 커피 특유의 복합적인 맛과 향이 일반 드립 커피에 비해 더 잘 살아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한 종류의 커피가 아닌 블렌디드(혼합) 콩을 쓰는 경우가 많다. 또 커피 맛은 로스팅(굽는) 정도와 어떻게 블렌딩 하느냐로 결정되는 만큼 에스프레소 콩은 재배지역보다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

간혹 이를 두고 와인문화와 비교해 설명하는 이도 있다. 에스프레소는 블렌딩 기술이 뛰어난 프랑스 와인에, 단종으로 추출하는 일반 원두커피는 미국, 호주 등 신대륙 와인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 또 와인이 빈티지가 있듯 과테말라 안티구아, 인도네이사 술라웨시 등 유명 지역 커피도 매년 작황이 다를 수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외국에 가야 맛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한국에서 먹는 에스프레소 맛은 별로”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도 천차만별의 에스프레소가 있다. 에스프레소 맛은 커피 콩의 굽기와 혼합 정도와 함께 바리스타(커피를 만드는 전문가)가 어떤 커피를 선택하고 어떻게 기계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바리스타가 전문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국 바리스타들의 수준도 상당 수준에 올라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브랜드가 있는 커피숍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맛을 가늠하는 기준, 크레마

맛있는 에스프레소의 표면에는 ‘크레마’라고 부르는 거품이 뜬다. 크레마의 색깔을 보고 에스프레소의 맛을 예측할 수 있다. 크레마는 진한 황금색에 호피무늬를 띠고 3.4mm 정도의 두께를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스프레소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다. 와인이 그렇듯 개인의 취향에 따라 원두 분쇄의 크기, 물의 양 등을 조절해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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