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요 증권사들도 하반기 종합주가지수(KOSPI) 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당분간 큰 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하반기에는 국내외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24일 현재 제시하고 있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 고점은 1,700~1,850선. 이는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말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당초 전망치 1,580~1,780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하반기 고점으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1,850을 제시했다.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로 인해 생겨난 풍부한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 예상보다 빠르고 규모도 컸다”며 “국내외 경제도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말 1,300~1,580으로 가장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았던 현대증권도 최근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로 1,600~1,850을 제시하며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증권은 전망치 조정 이유에 대해 “글로벌 경제 및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었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은 세계 경제가 그간의 미국 의존 틀에서 벗어나 다변화한 성장동력을 갖게 됐다는 점 등을 들어 코스피 목표치를 1,820으로 올렸고,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경기 회복에 따라 기업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이유로 목표치를 1,8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도 조만간 코스피 예상치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이 ‘장밋빛’일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이 시장 상승을 이끌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교보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상반기에 맹위를 떨치고 있는 조선, 화학, 기계 등 이른바 중국 관련주들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수주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주도주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부증권은 “현저하게 저평가된 금융과 IT주가 하반기에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양종금증권도 “2분기 이후,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IT 및 경기 소비재, 금융, 자동차, 소매유통 등이 하반기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