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들은 24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불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모두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총출동했다.
그러나 별다른 대화는 없었고 분위기도 서먹했다. 특히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중간에 앉아 있던 정 전 의장이 두 사람에게 “자리를 바꿔줄까요”라고 물었지만 아무도 응대를 하지 않자 머쓱해 하기도 했다. 법요식에 앞서 이 전 시장은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만나는 사이 박 전 대표는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과 면담했다.
이 전 시장은 법요식에서 “어려운 때이니 부처님의 자비가 온 국민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에 있는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 허운 주지 스님과 환담하고 “부처님이 자비와 지혜를 주시러 세상에 오셨는데 저에게도 필요한 것이 자비와 지혜인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법요식에서 “‘부처님의 일생 자체가 설법’이라는 글을 감명 깊게 읽었다”며 “부처님의 삶을 본받아 진리에서 떠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합장을 하면서 불자들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다.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는 많은 불자들이 몰려 들어 큰 박수와 함께 악수와 사인 요청, 폰카 세례를 하는 바람에 조계사를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부처님의 자비 광명 화해 상생의 뜻을 담아 융화동진(融和同進ㆍ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뜻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부처님의 자비가 한반도에서 인화로 거듭나 세상에 널리 퍼지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대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이 함께 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고 양극화를 극복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천정배 김혁규 의원,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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