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충돌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군의 공격이 집중된 팔레스타인 난민촌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유엔 구호관리들은 22일 밤 교전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팔레스타인 난민촌 ‘나흐르 알 바레드’주민 4만명 중 1만여명이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난민들은 레바논 정부군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레바논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고 가옥이 부서졌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브라힘 이사 다우드(42)씨는 “레바논군이 묘소까지 포격해 해골이 나뒹굴고 있다”며 “그들은 불도저로 난민촌을 쓸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젊은 남자는 “6발의 탱크포탄이 떨어져 한 방안에서 10명이 숨지고 시신들이 갈기갈기 찢어졌다”고 울부짖었다.
레바논 정부는 팔레스타인 민병조직 ‘파타 알 이슬람’의 휴전제의를 거듭 거부하고 민병대를 뿌리 뽑겠다면서 미국에 대규모 군사원조를 요청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정부가 파타 알 이슬람을 진압한다는 이유로 2억8,000만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요청해와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랍연맹도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레바논 군에 군사지원과 장비를 제공한 아랍국가들에 감사한다”면서 “현 상황에서 아랍국가들이 계속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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