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석유대란’에 빠졌다.
생수보다 휘발유 값이 싼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 이란이 정유시설 부족으로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했다.
정부는 ‘석유 대란’을 타개하기 위해 22일 전격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25% 인상하고 배급제 실시를 발표했지만,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국민의 가슴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이란 정부는 22일자로 리터당 800리알(약 74원)이던 휘발유 값을 1,000리알(약 93원)로 기습 인상했다. 이틀 전 “지금으로선 연료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정부 발표만 믿은 이란 국민은 22일 주유소에 가서야 휘발유 값이 오른 걸 알았다. 석유값 인상에 따라 대중 교통비와 다른 소비재의 가격도 조만간 오를 예정이어서 분노는 한층 더했다. 이란은 지난해 집값이 두 배로 뛰고, 생필품 가격도 세 배로 오르는 등 물가인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란은 하루 평균 6억6,700만리터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정유시설의 부족과 낙후된 시설 때문에 하루 4,000만리터의 휘발유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의 석유 수출국이 지난해에만 하루 7,500만리터의 휘발유를 수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연료 수입 수요가 이 상태라면 15년 내 이란의 석유 수출은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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