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활황을 배경으로 일본과 독일의 부동산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최근 발효된 '물권법' 등 관련 제도변화로 중국 부동산 경기도 다시 들먹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국의 저평가된 부동산 관련 주식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일본의 부동산 가격이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처음으로 본격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국 땅값은 평균 0.4% 올랐고,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의 상업부동산가격은 89년 이후 최대폭인 8.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최장의 경기확장기가 전개되면서 도쿄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달 사상 최저치인 2.72%까지 낮아졌고, 사무실 월평균 임대료도 1분기 현재 평방피트 당 13.51 달러로 전년보다 25%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회사인 일본의 '미쓰비시 에스테이트' 주가는 올 들어 22% 올랐고, 오사카의 '다이비루' 주가는 36% 급등했다.
독일 증시에서는 부동산 회사 주식이 순자산 가치 대비 평균 11.7%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세계 평균 프리미엄 20.1%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인 셈이다. 90년 통일 이래 독일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를 반영한 가격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호황에 더해 올 들어 부동산투자신탁회사(REITs)까지 허용되면서 독일의 부동산 경기도 비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장된 독일 최대의 업무 부동산 투자사인 'IVG 홀딩스' 주가가 지난해에만 36% 급등했다.
독일의 자산운용 펀드매니저인 다니엘 에킨스씨는 최근 '케리 프로퍼티스'와 '광저우 R&F 프로퍼티스' 등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관련 회사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홍콩의 중국 부동산 관련 회사의 주가는 순자산 가치 대비 평균 프리미엄이 2.7%로 아시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킨스씨는 중국에서 토지의 사유를 인정한 '물권법'이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해 발효된 것 등을 감안해 "중국의 도시화는 앞으로도 주택, 사무실, 산업용 부동산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들 3국의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현지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모두 합쳐 부동산 관련 주식 투자자금 2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서드 어베뉴 매니지먼트 LLC' 'ABN 암로 홀딩스 NV' '알파인 뮤추얼펀드' 등 3개 기관이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 에스테이트', 독일의 'IVG' 등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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