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18회 세계선수권대회(여자 11회)에서 남자와 여자가 각각 종합 우승 18연패와 11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남자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 창핑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대회에서 8체급 중 금메달 1개(은1, 동4)에 그쳤다. 더 이상 세계무대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종합점수 53점을 얻은 한국은 2위 이란(45점)과 3위 스페인(39점)을 가까스로 제치고 정상을 지켰다. 이날 박민수는 미들급에 출전했지만 동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여자부는 간판스타 황경선이 웰터급 결승에서 에팡 글라디(프랑스)를 1-0으로 꺾고 한국 여자 대표팀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헤비급의 한진선도 중국의 간판스타 첸종에 금메달을 빼앗겼지만 예상 밖의 선전으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한국(금3, 은3)은 중국(금2, 동1)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11연패에 성공했다.
남녀 8체급에 걸린 총 16개의 금메달은 한국(4개)과 중국, 스페인(이상 2개)을 비롯한 11개국이 골고루 나눠 가졌다. 태권도 강국 이란, 스페인, 터키, 대만은 물론 신흥 강호 중국, 쿠바, 미국 등도 걸출한 선수를 2,3명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종주국 한국을 견제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도 한 몫 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심판 판정이 공정했고, 대회 운영이 매끄러웠다”고 평가 했지만 한국과 이란 선수단이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승패가 뒤집어졌다”고 WTF에 항의하는 등 심판 판정 문제는 아쉬움이 남았다. 조 총재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심판을 관리하고 교육하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선수들은 실력만 놓고 보면 아직도 세계 최정상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이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국가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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