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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비만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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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비만의 제국

입력
2007.05.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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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크리처 / 한스미디어"비만을 강요하는 시스템" 정치적ㆍ상업적 원인 분석

2004년 5월 22일 세계보건기구(WHO) 제57차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보사부장관들은 ‘다이어트ㆍ운동ㆍ건강에 대한 세계 전략’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전 세계 성인 중 10억명 이상이 과체중이고 이들 중 최소 3억명이 비만이라며, 비만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산되는 질병’ 즉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하지만 전쟁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올해 WHO는 전 세계 비만 인구가 12억명으로 증가일로에 있다는 보고서를 다시 내놓았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그렉 크리처가 쓴 <비만의 제국> 은 미국 사회 비만의 기원, 그 정치적 상업적 문화적 원인을 분석한다. 이 책의 의미는 비만의 원인이 개인적 이유 즉 과식이나 운동부족 혹은 유전적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회적으로 비만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을 실증한 데 있다.

크리처는 우선 1970년대 중반 농촌지역의 표를 노린 정치적 동기에서 대량 유통되기 시작한 HFCS(고과당 옥수수 시럽)와 고칼로리 팜유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칼로리의 향연’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철저히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메뉴 개발과 조리방식,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기부금을 통한 학교급식 점령, 엉터리 다이어트 책들, 의류업체의 눈속임 전략 등 비만을 부추기는 각종 상업적 동기도 까발린다. 맞벌이에 따른 외식문화 확산, 탐식을 금기로 여겼던 종교의 비만에 대한 지나친 관용도 주요한 원인으로 다뤄진다.

미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소아 비만율이 30%에 달하고 비만으로 인한 어린이 당뇨환자가 급증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 뉴스가 아닐 정도로 비만사회화하고 있는 한국에도 경고를 던지는 책이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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