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방선거에서 동전 던지기로 당선자를 가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최근 총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한 필리핀에서 같은 득표수를 기록한 두 후보가 동전을 던져 지방의회 의원직을 결정했다고 B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280㎞ 떨어진 리조트 타운인 본톡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같은 ‘솔로몬의 지혜’는 본톡 선거감독관인 메리 우마밍에게서 나왔다. 8명의 지방의원을 뽑는 본톡 지방선거에서 브라이언 버드 벨랑 후보와 벤자민 느게텍 후보의 득표수가 똑같자 우마밍이 동전 던지기나 제비뽑기로 승부를 가리자고 제안한 것. 사람들은 농담하냐며 웃어 넘겼지만, 선거규정에 엄연히 그 같은 조항이 있음을 설명하자 두 후보가 전격적으로 동전 던지기를 받아들였다.
승리는 동전 앞면에 승부를 건 벨랑 후보에게 돌아갔다. 느게텍 후보는 벨랑 당선자와 악수를 나누며 결과에 승복했다. ‘명승부’를 보기 위해 마을 회관에 모인 관중들은 이 모습을 보며 일제히 박수 갈채를 보냈다. 지방선거관리위원회 감독관 데니스 디말너트는 “두 후보가 참신한 선례를 만들었다”며 “많은 후보자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평화적 해결책을 본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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