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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생각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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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생각의 지도

입력
2007.05.2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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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사고방식의 차이문명, 종말인가 충돌인가리처드 니스벳 / 김영사

5월 21일은 UN이 제정한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이다. 유네스코는 2005년 '문화 다양성 협약'도 채택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앞세운 미국이 기를 쓰고 반대한 이 협약의 '문화'는 좁은 의미로 '문화산업'이지만, 사람의 사고방식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문화는 동ㆍ서양이 어떤 면에서, 어느 정도까지 다르며, 그 원인은 무엇인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 <생각의 지도> (2002)이다.

책에 나오는 실험을 하다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팬더곰, 원숭이, 바나나 세 가지 사물 중 서로 가장 관련되어 있는 2개를 고르라"는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할까. 미국 대학생들은 팬더곰과 원숭이, 동양 대학생들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고르는 경향을 보였다.

서양인은 동물이라는 '범주'를 기준으로 한 반면, 동양인은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는다는 '관계'에 근거했다. 동양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서양은 범주로 묶일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

책은 최근 버지니아공대 참사와 유사한, 1991년 아이오와대 살인사건도 다룬다. 사건 신문보도 분석 결과 서양인은 살인사건이 범인의 인격적 특성이 그대로라면 상황이 다르더라도 벌어졌을 것이라 생각하고, 동양인은 상황이 달랐으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반응했다. 버지니아공대 사건 보도에서도 이런 면은 그대로였다. 동양의 '상황론'과 서양의 '본성론'의 차이다.

이렇게 세상 보는 눈이 다른데, 인류문화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문명종말론'과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소개한 뒤, 자신은 "동ㆍ서양 문화는 마치 퓨전 요리처럼, 두 문화의 특성이 공존하는 문화형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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