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올 초 사망한 백남순 외무상의 후임으로 박의춘(76) 전 러시아 주재 대사를 18일 임명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정령을 통해 내각 외무상으로 박의춘을 임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박 신임 외무상은 1973년 카메룬 주재 임시대리이사를 시작으로 알제리, 모리타니, 레바논, 시리아 대사 등을 거쳐 199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8년 동안 러시아 대사로 재직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우리나라의 외교통상부 차관(보)급인 외무성 부상으로는 1988년 임명됐다.
박 외무상은 러시아 대사로 재직하면서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했고, 이듬해에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ㆍ극동지역을 방문할 때 수행했다. 2003년에는 정권수립 55돌 기념 주러 북한대사관 주최 리셉션에서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더 이상 협상을 계속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정부 당국자는 "고령인데다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볼 수 없어 실질적인 외무상 역할보다는 원로 예우 차원에서 명목상 역할을 맡긴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외교 문제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사를 지냈던 박 외무상의 임명으로 북한 외교의 무게 추가 중국에서 러시아로 상당 부분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6자회담에 임하는 북한측 태도에도 변화를 줄지 여부가 주목된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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