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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學而時習之 不亦悅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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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생] 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입력
2007.05.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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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습관이 나의 삶을 즐겁게 하고 있다. 나는 서재에서, 차에서 책을 읽는다. 지방 출장이나 해외 출장 때 책 한 권씩을 읽는다.

얼마 전 일본 도야마 다데야마에 며칠 다녀왔다. 여행은 좋았지만 책 한 권을 읽어서 더 좋았다. 발행되자마자 열흘 만에 재판에 들어갔다는 김훈의 <남한산성> 을 읽었다. 우리가 아는 병자호란의 국치를 너무도 소상하게 묘사하여 400여 년 전의 그 참담하였던 왕조와 백성들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음미하게 하였다.

왜정 말기에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다. 광복 후에 천자문부터 글공부를 했다. <동몽선습> <명심보감> <소학> <대학> <맹자 칠편> 을 떼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심훈의 <상록수> , 이광수의 <무정> 을 비롯한 우리 소설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죄와 벌> <25시> 등의 세계 명작을 읽으면서 서양의 문물을 알게 되었다.

소년기에 <삼국지> <수호전> , 펄벅의 <대지> , 장융의 <대륙의 딸들> 을 읽으면서 중국의 고금을 알게 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뿌리> 를 통해 미국을 배웠다.

청년기에는 회사 일이 바쁘고 독서말고도 할 일이 많았다. 전공 서적과 씨름하고 대학원에서 경영학 연구에 빠져드는 동안, 일본의 <대망> 을 읽고 옛 일본의 특성을 알게 되고 전후 일본 재건의 산 증인인 세지마 류조를 대상 인물로 쓴 <불모지대> 를 보면서 뒤쳐진 우리 경제의 개발과정에 참여했다.

장년기에 들면서 책을 고르는 방향도 달라졌다. 경영 관련 전문 서적에서 전통 문화에 관련된 것에 시간을 할애하였다. 전통 문화에 대한 학습과 민속품이나 회화, 서예에 관한 지식이 나의 컬렉션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근래에는 최인호의 <상혼> <제4의 제국> <유림> 을 읽었으며, 몇 년 전에는 최명희의 <혼불> 10권을 읽으면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는 지혜를 얻고 있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 것도 빠르지만 모든 환경도 너무나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러므로 나이에 따라, 시대에 따라 또는 전공이나 직업에 따라 책의 종류를 가려 적합한 것을 찾아야 한다. 자기의 취향이나 시대적 필요에 맞춰 책을 잘 선택하면 지식도 빨리 얻을 수 있고 책 읽기의 즐거움도 더 클 것이다.

유상옥 코리아나 화장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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