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섯 살부터 화장하는 엄마를 곁눈질하며 눈썹이며 립스틱 사용법을 연마했으되 세월이 가도 화장 실력만은 영 늘지않는다고 푸념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걱정 마시라, 그 많은 도우미 중에 화장 도우미 없으리라는 법 없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섬세한 손길을 따라잡는 똑똑한 화장 도우미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김희선 라네즈 브랜드매니저는 최근 신제품 설명회 자리에서 “요즘 젊은 여성들은 화장에 관한한 오타쿠족(애호가의 차원을 넘어서 한 분야에 몰두하면서 전문가적인 식견을 쌓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기 돈 들여 신제품들을 직접 사서 써보고 사용후기를 적극적으로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는 것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도 많고 이를 통해 화장품업계의 스타로 떠오른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여성들은 화장도 전문가 수준으로 즐기고자 한다. 김희선씨는 “기초화장품이 기능성으로 승부한다면, 색조화장품은 소비자의 전문가적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켜주느냐가 관건”이라며 화장 도우미 제품들의 출시 붐을 설명했다.
도우미 제품중 대표적인 것은 라네즈가 최근 내놓은 브로우 셰이핑 키트다. 얼굴 화장중 가장 어렵다는 눈썹 그리기를 수월하게 해주는 제품이다.
눈썹의 농도와 색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갈색 계열의 3가지 아이브로우 색상을 각각 또는 섞어서 쓸 수 있게 만든 것은 물론 눈썹 화장에 필요한 도구까지 세심하게 내장했다. 우선 눈썹 모양 시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접 디자인한 갈매기형과 아치형, 직선형 등 3가지 시트는 눈썹 위에 대고 그대로 색을 칠하면 눈썹이 완성된다. 눈썹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확대경이 달렸고 불필요한 털을 뽑는 족집게, 눈썹을 자연스럽게 연출해주는 브러시와 스크류 브러시도 들어 있다.
듀얼 파운데이션도 눈길을 끈다. 미세한 펄을 함유한 액체타입 파운데이션 제품인데 뚜껑바로 아래부분에는 피부 결점을 감춰주는 컨실러가 들어있다. 두가지 제품이 하나로 연결돼있는 투인원 형태로 각각의 제품을 따로 사용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브르조아에서 나온 듀오 스크럽 앤 밤은 입술 부위에 각질이 많이 일어나 매끄러운 입술화장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립글로스 뒤쪽에 입술용 버퍼(buffer)가 달린 형태. 립 버퍼로 입술의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한 뒤 보습 효과가 있는 립글로스를 바르면 매끄럽고 부드러운 입술을 자랑할 수 있다. 컨투어 노 컬러는 입술화장이 유난히 잘 번지는 여성들을 위한 제품이다. 색깔 없이 투명한 립라이너로 자연스럽게 경계선을 만들어 줘서 립스틱이나 립글로스가 번지지않는다.
베네핏의 텐은 브론징과 하이라이팅 효과를 한번에 얻을 수 있는 파우더로 입체화장을 도와준다. 사각의 케이스 안에 브론징 파우더(햇볕에 살짝 그을린 듯 태닝 효과를 내는 파우더)와 하이라이터 파우더가 반씩 들어있다. 내장된 길쭉한 솔에 반씩 묻도록 한번 쓸어준뒤 하이라이터 부분이 광대뼈 위에 오도록 잡고 얼굴을 한번 쓸어주면 얼굴의 입체감이 도드라지게 표현된다.
화장이 지워지거나 번지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아예 방수 투명 수지로 화장 부위를 감싸는 화장품도 있다. 베네핏의 쉬 라크는 입술과 속눈썹, 눈썹을 위한 아크릴 실러(sealerㆍ봉합제)로 브러시 세트와 마스카라 솔도 포함돼 있어 원하는 곳에 편리하게 바를 수 있다. 오후만 되면 화장이 지워져 반쪽 눈썹이 되거나 마스카라가 번져 팬더 눈이 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이밖에도 딸리까의 아이브로우 익스텐더는 화이버를 함유, 눈썹을 빗질하듯 쓸어주면 화이버가 자연스럽게 눈썹 연장 효과를 가져와 풍성한 눈썹을 만들어준다. 화장, 멋지게 하고 싶다면 화장술을 배울 게 아니라 새로 출시되는 도우미 제품들을 눈여겨 볼 일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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