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정식집 ‘해림’의 여주인 송모(55)씨가 제이유(JU)그룹 주수도 전 회장에게서 정ㆍ관계 인사를 통한 서해유전사업 허가 연장 등 청탁 명목으로 4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식당이 JU의 로비장소가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울산 출신인 송씨는 당초 부산에서 동생과 같이 식당을 하다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1990년대 초 서울로 옮겨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서석재 한이헌 전 의원과 홍인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문민정부 시절 민주계 핵심 인사들이 자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때 운영했던 장수천 대표였던 홍경태 전 청와대 행정관도 단골로 거론된다. 한 고위 공직자는 “해림은 서울에 있는 부산 출신 정ㆍ관계 인사들의 본거지”라며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부산 출신들이 많이 갔지만 김대중 정부 들어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해림을 자주 찾았던 주 회장은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이유로 송씨와 친해졌고, 이런 친분을 구실삼아 억대의 돈을 주며 청탁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 송씨는 주 회장과 단골손님인 정계 인사와의 만남을 주선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도식 한정식집인 해림은 메뉴가 ‘정식’ 하나밖에 없는 게 특징이다. 가정집을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개조했고 지하1층, 지상2층으로 구성돼 있다.
손님들끼리 서로 마주치는 것을 막기 위해 테이블이 있는 20여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고 화장실이 딸린 방도 있다. 큰 방은 30여명까지 수용하며 2명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림 관계자는 “송씨가 같은 고향 출신인 주 회장과 알고 지낸 것은 맞지만 그 기간은 얼마 안 된다”며 “정ㆍ관계 로비 청탁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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