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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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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입력
2007.05.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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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란 대체 무엇일까? 어떠한 부모가 진정 훌륭한 부모일까?

초등학교 4학년생이 된 아들을 키우면서 줄곧 해온 고민이지만 그럴 때마다 정확한 답안은 얻지 못했다. 서점의 한 쪽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자녀교육에 관한 책들만 봐도 그것은 비단 나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복폭행 사건 보며 ‘나라면?’

게다가 요즘 들어 매스컴에서는 연일 보복폭행사건으로 떠들썩하다. 만약 나였다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까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된다. 과연 나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부모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와중에 며칠 전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아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단체 여행을 갔다. 갈 때는 멀쩡하던 아이가 집에 들어설 때는‘눈탱이’가 ‘밤탱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사전에 학원 원장님의 전화로 자초지종을 듣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붓기로 풍선만 해진 아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눈물부터 앞섰다. 아들의 상태를 여기저기 살펴본 다음 아이에게 사건전말을 물었다.

사연인즉 놀이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다른 학원의 아이가 자기 앞에 새치기를 해서 다투다가 몸싸움이 났다는 것이다. 마음은 아팠지만 겉으로는 “ 좀 참고 양보해주지 그랬어”라고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 비록 마음 한쪽 구석에선 그런 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잘했다고 칭찬할 수도 없었다.

한국에는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아이를 사랑할수록 매를 더 들고, 아이를 미워할수록 먹을 것을 더 주라는 선인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말이다.

세상에 자기 자식을 미워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모든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은 목숨보다도 소중한 존재이다. 누구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귀한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 게 세상 모든 부모의 욕심이리라. 그러나 요즘 주변의 젊은 부모들을 보면 자식의 기를 살려주려고 너무 자식을 감싸고 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나와 남편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아이에게는 비교적 엄격한 편이지만 과연 어떤 방법이 옳은 것인지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자기주장이 뚜렷한 나머지 너무 자기 중심적이라는 생각이 가끔 들게 된다. 소위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나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남을 탓하는 것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부모 다리로 걷는 아들’ 안 되게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1970년대 말부터 ‘한 가구에 한 자녀’ 정책을 20여년 간 시행해왔다. ‘소황제’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가정에서 아이의 권위는 대단하다. 말 그대로 어른들을 신하로 두고 있는 황제로 군림한다. 이처럼 인격적으로 존중 받고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들의 성장 후 모습은 어떠할까? 이들을 풍자한 <부모의 다리로 걷는 아들> 이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다. 가마에 편안히 기댄 채 책을 읽고 있는 성인이 된 자식을 늙은 부모님이 간신히 들고 걸음을 옮기는 그림이었다.

자식이 소중한 만큼 자식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완전한 인격체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감쌀 것이 나니라 잘못을 제때 바로잡아 주고, 아직 잘 모르는 것은 가르치면서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자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 진정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새삼 되새기게 하는 5월이다.

차이쩐위 한국외대 통역협회 중국어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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