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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V에 넘치는 무교양과 도덕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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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V에 넘치는 무교양과 도덕 불감증

입력
2007.05.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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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교양ㆍ오락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궤도를 일탈하고 있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라는 기본은 찾기 힘들고, 멋대로 방자한 데다 얄팍한 재미를 위해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인터넷에는 오락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일탈적 행동과 무교양, 거짓말을 비판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제작진 역시 자기들의 프로그램이 결과적으로 시청자를 조롱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TV가 사회적 책임 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그우먼 이영자는 최근 MBC 오락 프로에 출연해 모델 이소라가 선물한 것이라며 다이아몬드 반지를 소개했다. 그는 반지의 가격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가짜로 판명이 나자, 그것을 집어 던지는 행동을 연출했다. 유명 연예인 사이에 주고 받은 반지가 가짜였다는 이 흥미로운 사건은, 사실은 처음부터 꾸며낸 거짓이었다.

사건이 확대되자 이영자는 “방송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욕심에 과장되게 표현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6년 전 지방흡입수술 없이 운동만으로 살을 뺐다고 거짓말을 한 대가로 공중파 TV를 떠나 있어야 했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어야 할 그가 이 달말 2개의 MBC 새 프로 진행 담당을 앞두고 보여준 행동이 실망스럽다.

개그맨 김민수 역시 최근 SBS 오락 프로에서 레이싱 모델인 여자친구에게 공개 청혼을 하며 키스를 했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로부터 ‘특정인의 결혼식 홍보에 방송을 이용했다’ ‘방송이 연예인들의 장난이냐’는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 프로는 지난 해에도 다른 개그맨의 공개 청혼을 내보낸 바 있다.

정보와 오락을 제공하는 방송에게 오락 프로에서까지 엄숙주의를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거짓말이나 방송의 사유화 같은 방자한 행동까지 허용돼서는 안 된다. 방송이 얄팍한 재미를 추구하는 손 쉬운 시청률 경쟁만 하다 보니, 만년 ‘바보 상자’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중파 방송은 말초적 재미에만 치중하지 말고 유익하고 건전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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