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 전세계 15개 도시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빌딩 리노베이션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비용과 기술을 지원해 빌딩 소유주들이 ‘환경 빌딩’으로 개조하도록 유인한다는 정책이다.
‘빌 클린턴 재단’ 주최로 4일 일정으로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차 대도시 기후 정상회의(C40)’는 세계 각국 시장들과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C40은 세계 40개 주요도시의 지구 온난화 방지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2년 전 처음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세계 16개국 도시 시장들이 참석했다.
친환경 빌딩 개조 작업에는 냉ㆍ난방 시스템과 조명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건물 지붕을 흰색이나 반사형으로 교체해 태양열 흡수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씨티그룹, ABN암로, JP모건체이스, UBS 등 세계적 금융기관이 장기저리로 50억달러를 지원하며, 각 빌딩들은 이로 인해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으로 원리금을 갚게 된다. 에너지 서비스 회사인 하니웰, 존슨 컨트롤스, 지멘스, 트레인 등 4개사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제공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리노베이션이 이뤄진 빌딩은 연간 20~50%의 에너지를 절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C40은 수년간 추진될 빌딩 개조작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수십억 달러의 에너지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의 경우 지난 6년간 조명교체를 통해 연간 전기료로 400만달러를 줄이고 있다.
C40이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한 것은 빌딩이 에너지 소비와 지구온난화 가스배출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도시는 세계 에너지 소비의 4분의 3을, 도시의 빌딩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뉴욕시의 경우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9%가 빌딩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환경운동에서의 가시적인 성과가 환경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의 대선가도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2009년 C40 3차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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