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로 알려진 소말리아 해역에서 또다시 한국 원양어선 2척이 해적에 납치됐다.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선원 4명이 승선한 마부노 1, 2호는 5일 전 케냐 몸바사항을 떠나 예멘으로 향하던 중 15일 소말리아 해상에서 무장 해적에 순식간에 나포됐다.
피랍 당시 주변에는 한국인 안 모 사장이 선주로 알려진 마부노 1, 2호 외에 화물선 이븐 요우너스호 등 여러 척이 있었으나 해적들은 마부노 호를 타깃으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배들은 다행히 해적들의 공격을 피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약 12명으로 추정되는 해적은 쾌속정으로 원양어선에 접근한 뒤 총기로 위협, 자신들의 근거지로 선원 24명을 태운 어선을 끌고 갔다.
현재 해적의 정체나 요구사항은 알려져 있지 않다. 해적은 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외국 원양어선의 불법 어로와 오물 투기를 막기 위한 해안경비대를 자처하고 있지만 사실은 몸값이 선박납치의 주목적이다.
새우잡이 원양어선인 마부노 1, 2호는 어로작업을 한 게 아니라 단순히 해역을 통과하던 중이었다. 지난해 4월 4일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납치된 동원수산 소속 동원호도 현지 해적들에 불법어로를 이유로 납치돼 117일간 고초를 겪었다. 당시에도 몸값을 놓고 해적들이 동원수산측과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다 납치가 장기화했다.
해적과의 협상을 위해 케냐로 이동 중인 안 모 사장은 케냐 탄자니아 소말리아 등 이 지역에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외로 협상이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안 사장은 동원호 협상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김호영 외교통상부 2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꾸리는 한편, 관련 부처 관계자로 구성된 테러대책실무회의를 열어 조기 석방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또 소말리아 외교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선원들의 조기 석방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방한 중인 일본 도쿄 주재 케냐대사에게도 조속한 석방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소말리아는 1990년대 초부터 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2005년 과도정부가 출범했으나 해안지역 장악력이 떨어져 주변 해역은 치안 부재 상태에서 해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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