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로 가족 여행을 갔다 실종된 영국 소녀 매들린 매캔(4) 사건을 수사 중인 포르투갈 경찰이 15일 영국 남성 로버트 머랫(33)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매들린이 머물던 프라이아 다 루스의 리조트 빌라에서 130여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머랫은 사건 이후 자발적으로 포르투갈 경찰과 매캔 가족의 통역을 맡아 경찰 수사를 도왔던 인물. 포르투갈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후반까지 포르투갈에 살다 영국으로 이주, 양국 언어에 능통하다.
그러나 머랫의 도움을 받았던 영국 취재진이 그의 행동거지가 수상하다는 제보를 해옴에 따라 그는 통역사에서 용의자로 순식간에 신분이 돌변했다. 머랫이 용의선상에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 매들린과 동갑인 네 살짜리 금발머리 딸이 있기 때문. 아내, 딸과 함께 영국에서 포르투갈로 재이주한 머랫은 향수병에 시달리던 아내가 네 달 만에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홀로 남는 신세가 됐다. 머랫의 친구들은 “머랫은 생애 최고의 선물이었던 딸과 떨어지게 돼 몹시 분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머랫의 아내가 살고 있는 영국 호커링의 이웃들은 “머랫의 딸은 언뜻 보면 매들린과 완전히 똑같아 보일 정도로 비슷하다”며 “그 둘이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 쌍둥이라고 착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매들린의 숙소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머랫의 집을 14일 압수수색, 컴퓨터와 휴대전화 기록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머랫은 “경찰이 선의에서 수사를 도운 나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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