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세계 자원전쟁의 포성 정부는 안 들리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세계 자원전쟁의 포성 정부는 안 들리나

입력
2007.05.16 23:31
0 0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경쟁이 점점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격해지고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촉발한 자원민족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세계경제의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한국일보 16일자 18면)는 그런 맥락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원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천연 자원이라고는 전무한 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보고서가 지적한 대로 베네수엘라, 이란 등 남미와 중동의 자원 부국들에 반미, 좌파 정권이 확산되면서 자원 개발기업의 국유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를 돌며 에너지를 닥치는 대로 확보하고, 미국 일본이 여기에 맞불을 놓으면서 자원시장은 이미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바뀐 지 오래다. 석유를 비롯한 거의 모든 원자재들이 최근 몇 년간 폭등세를 이어가는 현상에도 이런 배경이 있다.

자원확보 전쟁과 자원민족주의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제는 돈이 있어도 자원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수뇌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나라들을 문이 닳도록 드나들며 차관 제공 등 갖가지 선심공세를 퍼붓는다. 자원 확보 문제는 이제 경제가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할 정도로 돌아가는 사정이 심각하다.

그러나 국내를 돌아보면 그러한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에너지 자립도를 나타내는 자주 개발률은 2005년 4.1%에서 지난해 3.2%로 오히려 낮아졌다.

석유수출이 늘어난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지만, 이 수치를 2013년 1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대책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잘 보여준다.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헐값에 매각한 해외 개발 유전이 무려 26개에 이른다는 사실도 위기불감증의 단면이다.

리터당 1,700원까지 치솟은 기름값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데 아무런 약발을 보이지 않는데도, 정부는 대책도 없이 50%에 이르는 유류세 챙기는 재미에만 빠져있는 것도 그렇다. 보통 사람에게도 들리는 세계 자원전쟁의 포성이 정부 귀에는 들리지도 않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