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6일 사건의 원인 제공자였던 차남 김모(22)씨가 김 회장과 함께 청계산에 간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5일 오후 김 회장 차남을 재소환해 3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을 얻어냈다. 김씨는 북창동 S클럽 종업원 윤모씨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는 김 회장이 청계산에서 폭행에 가담한 사실과 김 회장의 지시로 종업원을 폭행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화측의 조직폭력배 동원 사실을 밝히기 위해 막바지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15일 자진 출석한 범서방파 출신 청담동 음식점 사장 나모(42)씨에게서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ㆍ캐나다 도피)씨와 한화리조트 김모 감사가 사건 당일 식당에서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감사는 한화그룹 김모(52)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평소 친분이 있던 오씨를 통해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나씨는 김 실장은 식당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폭 동원의 전모를 밝혀 줄 핵심인물인 오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씨가 조폭 동원 대가로 한화측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계좌추적도 병행하고 있다.
조폭 동원에 대한 보강조사를 거의 마무리한 경찰은 17일 김 회장을 검찰에 송치하고, 보복 폭행 사건에 대한 종합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경찰은 김 회장의 신병 인계 때 수갑을 사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이나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 에 따라 수갑을 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인 김 회장은 15일 변호인만 만난 채 시민들이 보낸 편지 10여 통을 꼼꼼히 읽으며 보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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