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법무부 장관이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해 “기특한 부정(父情)으로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공개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15일 서울 이화여대 법대에서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신뢰사회 구현’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면서 “어떤 기업의 모 회장이 구속됐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김 회장은 아들이 눈이 찢어져 들어오자 흥분했지만 혼자 가려니 힘이 없어 힘센 사람을 데려와 팬 사건인데 부정이 기특하다”며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봐주긴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검찰에 사건이 넘어 오면 법과 원칙대로 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어떻게 보면 심한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신문이 일제히 퍼붓고 있는데 많은 폭력사범 중 이렇게 신문에 나는 경우는 없다”며 “이것은 집단 따돌림 증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
17일 검찰이 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할 상황에서 김 장관의 발언은 김 회장의 행위를 옹호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김 회장 검찰 수사에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냐”는 댓글이 실렸다.
김 장관은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사회적 책임)라서 사회 지도자급이 법을 어겼을 때는 두드려 패야 하다고 할 정도로 성역이 없어졌다”며 “불공정할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이 손해를 볼 만큼 법 의식이 선진화됐다”고 언급했다.
법무부 홍보관리관실은 이와 관련 “김 회장이 부정에 따른 범행이어서 정상참작의 여지가 없지 않지만 결국 구속된 것은 사법기관에 법과 원칙이 살아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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