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수와 군청 간부들이 군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불법 판매한 곰 고기를 먹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진천경찰서에 따르면 유영훈 군수와 군청 실ㆍ과장 등 20여명은 지난달 4일 K군의원이 운영하는 백곡면 Y식당에서 1인분에 5만원 하는 곰 샤브샤브 요리를 먹은 뒤 진천군 법인카드로 110만원을 결재했다. 이 곰 고기는 1994년부터 곰을 사육하며 음식점을 운영해온 K의원이 식당에서 직접 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야생동식물보호법에는 사육 곰의 경우 환경부 허가를 얻어 의약가공품(웅담) 용도로만 도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웅담을 제외한 나머지 고기는 전량 소각 처리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 인사들이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먹었다니 어이가 없다”며 “곰 고기 판매 등에 대한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는 환경부도 질책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곰 고기 식용 여부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고기를 먹은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면서 “K의원이 지난달 말 허가 없이 곰 1마리를 도살한 혐의(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에 대해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천=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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