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이 사상 첫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16일(이하 한국시간) 북한에 입국한다.
신남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로스앤젤레스 지역협의회장을 비롯한 15명의 방북단은 이날 오후 3시 중국 선양에서 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들어가 7박 8일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방북단에는 최고령인 오태주(87)씨 등 6명의 실향민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형제, 자매 등 혈육과 상봉한 뒤 아리랑축전을 관람하고 개성, 판문점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 간 상봉은 1985년 처음 성사된 이후 최근까지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해외에 사는 한인들이 공식 상봉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 회장은 2월 북한을 방문, 해외동포원호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해외 한인들도 이산가족과 상봉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합의했고 이후 3개월여만에 상봉이 성사됐다.
방문단은 14일 로스앤젤레스를 출발, 인천공항을 거쳐 선양에 도착한 뒤 입국에 필요한 비자 수속을 밟았다. 평통측은 이번 방문때 비료 2,000여 포대와 어린이용 종합비타민 등을 전달한다.
평양 출신으로 형제 3명과 상봉할 예정인 이석규(76)씨는 “한국전쟁때 남쪽으로 피난한 이후 57년만에 고향을 찾게 된다는 설렘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각종 생필품과 가전제품 등 형제들에게 선물할 물건들을 고루 장만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평통 방북은 미주 한인사회와 본격적으로 경제 교류를 희망하는 북측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장기적 차원의 물적, 인적 교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며 이산가족 상봉도 지속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