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여의도 국민중심당사. 지난해 3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아 있던 권선택 의원에 대한 입당 환영식이 열렸다.
그는 “당 외연 확대의 핵심적 부분은 현역 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입당을 정당화했다. 앞서 7일에는 우리당 유필우 의원이 중도개혁통합신당에, 13일엔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으로 옮아갔다.
매년 대선의 해가 되면 그랬듯이 올해도 의원들의 잦은 당적 변경이 예상된다. 가을쯤부턴 적지 않은 철새를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세 명의 당적변경은 철새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쯤으로 느껴진다.
국민중심당은 권 의원이 가세하면서 2분기 정당 국고보조금을 2억원을 더 받게 됐다. 통합신당도 유 의원 덕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고 보조금은 4억원이 늘었다.
그래서 두 의원의 입당에 대해선 “보조금을 더 챙겨야 하는 양당의 절박함과 어느 정파, 어느 지역정당이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에 유리한지를 따진 본인들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폄하가 나온다.
이인제 의원은 민주당 입당으로 무려 9번째 당적을 가지게 됐다. “걸어 다니는 한국정당사의 산 증인”이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그는 3김 정당(통일민주당, 새천년민주당, 자민련)을 모두 전전한 몇 안 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당적 변경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소신과 신념, 명분이 그럴 듯 하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 의원의 탈당과 입당 과정에서 정당의 이념과 정책 노선에 대한 얘기는 들을 수 없다.
여기서 이들에게 붙여진 철새라는 별칭을 다시 생각해본다. 그래도 철새는 봄과 가을에 목숨을 걸고 수천, 수만 ㎞를 이동하지만 소위 철새 정치인들은 그런 수고도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긴다. 철새라는 말도 그들에겐 아깝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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