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의 고려왕궁터인 만월대를 남북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발굴 조사한다.
문화재청은 남북이 개성 역사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보존관리에 협력하기로 한 제 17, 18차 남북 장관급 회담 합의에 따라 18일부터 약 2개월 간 ‘개성역사지구 남북 공동발굴조사’를 실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황성옛터’로 널리 알려진 개성 만월대는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있는 고려의 궁궐터다. 919년(태조 2년) 창건된 이래 1361년(공민왕 10년) 홍건적에 의해 소실되기까지 고려 왕조와 흥망성쇠를 함께 한 곳으로 고려시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유적지이다.
동서 445m, 남북 150m 정도의 대지에 조성된 궁성 안에는 정전인 회경전을 비롯해 장화전, 원덕전, 건덕전, 만령전 등의 전각들과 각종 건축물이 계단식으로 자리잡고, 13개의 성문과 15개의 궁문이 있었다.
이번 조사는 만월대 유적의 서북지구(약 1만평)에서 유구의 분포 양상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궁궐의 배치 구조나 성격을 밝히기 위한 확대 조사도 필요할 경우 북측과 합의해서 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발굴전문기관, 대학 관계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남측 10여명의 조사단과, 북측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한다. 조사 결과는 보고서로 나와 만월대 정비의 기본자료로 활용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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