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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가 월포위츠에 집착하는 이유는?

입력
2007.05.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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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특혜 의혹에 휘말린 폴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행위가 근무 계약 및 은행 인사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세계은행 특별위원회가 14일 발표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특별위원회는 이날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전직하는 여자친구에 대해 승진 보장과 36%의 급여 인상을 지시한 월포위츠 총재의 행동은 “세계은행의 이해관계를 무시했고 세계은행에서 지도력의 위기를 야기했다”며 “월포위츠가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24명의 이사 전원이 판단해 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월포위츠는 ‘허황된 공격’이라며 총재직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 딕 체니 부통령 등 미 행정부 각료들도 일제히 월포위츠를 옹호했다.

부시 행정부가 ‘월포위츠 구하기’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전통적으로 미국 몫인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도가 주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자리를 유럽국가 출신이 맡아온 데 비해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은행 최대 출자국인 미국이 차지하는 게 당연시 돼 왔다.

그러나 월포위츠 총재가 특혜 의혹 속에 불명예 퇴진할 경우 미국의 총재직을 독차지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포위츠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라크 전쟁의 기획자’로까지 불리는 월포위츠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핵심 비밀들을 소상히 꿰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그를 압박했다가 정권을 흔들 수 있는 폭탄발언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퇴진 압박에 화가 난 월포위츠가 부시 행정부를 향해 비난의 포문을 열 경우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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