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측도 경선대책위 체제로의 전환에 착수했다. 실무자가 중심이 됐던 기존의 캠프와 달리 의원들을 전면에 배치한 체제를 갖춰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나서는 것이다.
전환 시점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가 될 전망이다. 21일 전국위에서 경선룰을 담은 당헌ㆍ당규 개정안이 확정되고 이달 말 당 선관위가 구성돼 경선 로드맵이 발표되면 이에 맞춰 체제를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경선후보로 등록하면서 선대위도 함께 발족시키는 모양새가 될 것 같다. 이미 캠프 사무실로 쓰고 있는 여의도 엔빅스 빌딩에서 한 층을 더 임대하는 등 하드웨어 준비는 대부분 마쳤다.
선대위 구성은 박 전 대표가 명확하게 의중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 캠프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안병훈 캠프 본부장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 휘하에 조직 정책 기획 홍보 미디어대책 등 분야별 책임을 맡는 공동 본부장을 두는 그림이 유력하다.
이 자리에 김무성 박종근 이경재 허태열 김병호 의원 등 재선 및 3선 의원들을 골고루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김재원 이혜훈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은 부본부장으로 배치하거나 상황실장 기획단장의 직책을 만들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그림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총괄본부장 자리를 따로 둬 의외의 인물을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부 혹은 중립 지대에 있던 인사의 영입을 위해 박 전 대표가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그간 당 안팎 인사를 두루 접촉해 온 박 전 대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인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사덕 전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대변인과 비서실장의 경우 현 한선교 대변인과 유정복 비서실장의 유임설과 함께 최경환 김재원 의원으로의 교체설도 나온다. 서청원 전 대표는 그대로 고문직을 맡으며 리베로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강재섭 대표가 핵심 인원을 제외한 캠프 소속 의원들의 당 복귀를 촉구했다는 점이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보다 선대위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
선대위로의 체제 전환과 함께 박 전 대표는 5, 6월 본격적인 추격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5월 말부터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당이 주도하는 정책ㆍ후보 검증이 이뤄지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경선 룰 위기 국면에서 보여준 ‘원칙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추격의 발판을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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