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A씨. 그의 최대 고민은 결혼과 내집마련 자금 준비다. 30대 후반의 가장 B씨. 부쩍 커가는 아이들의 학자금과 좀 더 큰 평수로 집을 넓히기 위한 자금 마련이 당장의 현실적인 목표다.
60대 초반의 D씨. 직장에서 은퇴하고 아이들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 큰 돈 쓸 데는 없으나,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노후 대비 가용현금이 많지 않아 집을 줄일까 고민 중이다. 이 같은 고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고민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바로 ‘돈’이다.
과거 우리네 삶에서 재테크는 매우 단순했다.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소요시기를 계산해 정기적금을 부으면 됐기 때문이다. 자녀 학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교육보험이나 마을금고 통장을 이용하고, 주택마련을 위해 청약통장에 들거나 세금우대 혜택이 있는 정기적금을 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노후대책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았다. 여유 자금이 있어도 ‘계’ 모임을 통해 목돈으로 불리는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사이에 재테크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는 고금리, 확정금리 상품이 많아서 적금 위주의 재테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구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정착돼 저축만으로는 충분한 수익률을 올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잘 팔리는 저축, 투자상품 트렌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금융회사 광고를 보면 재테크 방식은 과거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실리는 금융사들의 광고는 여전히 ‘아이들 학자금 마련 ㅇㅇ통장’ ‘주택마련을 위한 ㅇㅇ통장’ ‘노후를 대비한 ㅇㅇ연금’ 하는 식이다.
따라서 광고에 나오는 대로 또는 여러 금융사 창구에서 직원이 권유하는 대로 이 같은 상품들을 가입하다가는 투자형 자산의 비중은 낮고, 확정금리형 자산의 비중은 높은 1980년대식 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적금이 거의 유일한 자산증식 수단이었다면, 오늘날은 기대수익률은 물론 투자위험도 천차만별인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시장에 널려있다.
그러므로 상품 하나하나의 특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같은 상품들을 잘 조합해야만 큰 위험을 피하면서 만족할 만한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이제는 내집마련도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하는 시대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재테크 수단과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정영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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