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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민족주의 '들불'… 3차 오일쇼크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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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민족주의 '들불'… 3차 오일쇼크 먹구름

입력
2007.05.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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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오일쇼크를 불러왔던 산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가 최근 몇 년 새 다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세계경제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강국들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원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남미와 중동, 동구의 자원 부국들 사이에서 반미, 좌파 정권이 확산되면서 자원 개발기업의 국유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어 서방의 다국적 자본과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카스해 주변의 송유관을 놓고 미국이 러시아의 통제를 받지 않는 송유관을 카자흐스탄까지 연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자, 러시아가 이에 대항하는 송유관 확충계획을 추진하는 등 과거 냉전시대 두 초강대국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재연되면서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5일 '자원민족주의의 재확산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최근의 국제적 여건이 60~70년대 1차 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됐을 때보다 더 자원부국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우선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 인도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해외자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 등 기존 선진국과 자원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자원 수입국이 일부 서구 선진국들에 국한됐던 60, 70년대보다 수요부족 현상이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구 소련 붕괴 이후 위축됐던 러시아가 급격한 자본축적을 통해 재부상하고 있으며, 중남미권을 중심으로 한 반미ㆍ좌파정권도 60, 70년대 신생독립국 시절과 달리 독자적인 자원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과거처럼 쉽사리 서구 자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1980~90년대 유지되던 구매자 우위의 국제원자재 시장이 공급자우위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중남미,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여타 산유국까지 공급조절에 가세할 경우 석유를 중심으로 한 각종 자원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천연자원 가격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성장률 저하, 물가상승 등 실물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해 진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 당 5달러 오를 경우 선진국 성장률은 1년 후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아시아의 경우 성장률이 0.4%포인트 떨어지고 물가는 0.7%포인트 올라 충격이 더욱 크다.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선진국이나 중국에 비해 한국이 포함된 12개 개도국의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폭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신원섭 해외조사실 분석팀장은 "2000년대 들어 크게 위축된 일반광물 자원에 대한 해외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원유수입선 다변화 등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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