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7년 동안 찬반 논란을 해왔던 국방부의 제주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키로 14일 결정했다. 최근 주민 대표들이 나서 기지 유치 의사를 밝힌 서귀포시 대천동 강정지역이 최우선 후보지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제주해군기지 유치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찬성 54.3%, 반대 38.2%로 나왔다"며 "후보지로 거론된 3개 읍면동의 주민 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대천동 강정마을이 56.0%로 가장 높아 제주해군기지 최우선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지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와 남원읍 위미리이다. 조사는 제주지방자치학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1, 12일 실시했다.
김 지사는 이 결정이 "해군기지 건설을 제주 지역산업의 재편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하자는 도민의 절실함을 반영한 것"이라며 "선 동의-후 합의 결정을 내린 만큼 중앙 정부의 지원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제주도민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사업추진 과정에서 제주도와 주민의 의견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제주도에 전투기 대대를 배치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필요시 국방부와 제주도민간 체결할 기지건설 양해각서에 이를 반영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주지역 상당수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의 여론조사 강행으로 내린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김태환 지사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군기지는 동북아 평화공동체와 평화허브도시로 발전하려는 제주에 명백한 도전"이라며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해군은 제주 주변해역의 해양수송, 해저자원개발, 어로활동, 해양 관광산업 보호를 위해 4,000톤 이상급 한국형 구축함과 중소형 초계함 등 함정 20여 척을 댈 수 있는 부두와 부대 시설을 2014년까지 제주도에 건설할 계획이다.
광주=김종구기자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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