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5년 여름 미국 테네시대에서 열린 세계청소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 이목은 특별상인 ‘르네상스상’에 쏠렸다. 지난 2년간 수상팀을 내지 못할 정도로 심사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이 상은 경기 파주 검산초등학교가 받았다.
다리 구조물 디자인 분야에 참가, 무게를 견뎌 내는 힘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를 탐구ㆍ표현해 당당히 상을 거머쥐었다.
참가 학생 10여명과 강기룡(현 경기 일산 은행초등학교) 지도교사는 서로 얼싸안고 환호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참가 학생들은 “보이지 않은 재능을 찾아 격려하고 창의성을 일깨워준 강 선생님의 지도가 없었다면 상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 인천예일고 이임구 교사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공교육 신봉자다. 교사가 제대로 가르친다면 학생들이 학원가를 전전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원 전문강사 못지않은 왕성한 연구와 저술활동이 ‘전매특허’다.
2004학년도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출제된 모든 윤리과 문제들을 모아 단원별로 정리한 ‘윤리와 문제은행’을 직접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눠줬을 정도다.
이 학교 한 학생은 “이 선생님이 맡고 있는 윤리 과목 만큼은 사교육이 전혀 필요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학생들의 비행을 막기 위해 주말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함께 타며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등 학생 생활지도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3. 서울사대 부설 초등학교 박은수(여) 교사는 ‘선생님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수업 아이디어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종의 수업컨설팅 멘토다. 수업지도 도움이 필요한 현장 교사들이 수업컨설팅을 신청하면 직접 ‘해결사’로 나선다. 해당 교사를 만나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한 뒤 맞춤형 수업컨설팅을 제공한다.
수업을 요청하는 학교에 달려가 시연수업을 통해 새로운 수업모형이나 수업기법도 전수하고 있다. 박 교사는 “교사가 수업전문성을 키우는 것 이상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4일 발표한 ‘제1회 으뜸교사상’ 수상자 18명은 한결같이 ‘참스승’의 표상이다. 14명의 현직교사들은 수업 및 학생지도에 헌신적이었고, 4명의 퇴직교사들은 후배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했다.
으뜸교사상은 교육부가 수업과 인성교육, 학생지도 등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평교사를 찾아내 인증하고 영예를 부여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상이다. 일선 학교, 학부모, 동창회 등의 추천을 받아 시ㆍ도교육청에서 1차 심사를 거친 뒤 교육부 현장 실사와 각계 인사로 구성된 별도 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심사 후 확정했다.
으뜸교사들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장기 해외연수 지원 때 우대하고, 전문직에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준다. 김광호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현장 장학요원이나 교원연수 및 양성기관 강사 활동 등의 기회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강기룡 교사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하는 등 현직 으뜸교사 전원을 포상했다.
●현직 으뜸교사(소속·경력·나이 순)
박은수(서울사대부설초등 ·20년 ·42세)
제준모(부산공고 ·34년·58세)
김상선( 대구보명학교·20년·43세)
이임구(인천예일고·16년·42세)
배록현(광주운암초등·32년·56세)
우제환(대전전민고·26년·50세)
류해수(울산태화중·21년·44세)
강기룡(경기일산은행초등·20년·45세)
이용수(강원계촌중·29년·55세)
이혁선(충남웅산초등·17년·40세)
강해정(경남심원초등·24년·46세)
이혜숙(전남창평초등·17년·42세)
김해숙(경북농암초등청화분교장·25년·46세)
●퇴직 으뜸교사
이숙희 전 경기 광주초등 교사
최진성 전 인천 연성초등 교사
이종원 전 대구과학고 교사
임좌빈 전 충남 수촌고 교사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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