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는 숫적 측면에서는 세계 3위 수준이지만, 군소 펀드 난립으로 펀드당 자산규모는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투신협회가 발간한 글로벌 펀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에서 운용중인 펀드 수는 8,030개로 미국(8,120개) 프랑스(8,092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국내 펀드 수는 2005년에 비해 9.4% 늘어난 반면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1.8%, 4.3% 증가에 그쳐,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펀드 수에서 한국이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펀드당 평균 순자산 규모는 3,100만 달러로 42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34위에 그쳤다. 이는 펀드당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대만의 17억9,300만 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58분의 1 수준이다.
한국보다 펀드당 순자산 규모가 작은 나라는 아르헨티나(2,800만 달러) 뉴질랜드(2,100만 달러) 칠레(1,900만 달러) 러시아(1,600만 달러) 루마니아(800만 달러) 필리핀(300만 달러) 등 금융시장 발달이 미약한 국가가 대부분이었다.
전체 펀드 자산규모(2,519억 달러)로는 세계 14위인 한국 펀드시장이 질적인 면에서는 후진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미국 등 금융 선진국의 경우 유가증권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가 주류를 이루는 반면,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계약형(수익증권)이 대부분이어서 만기가 짧은 펀드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작은 군소 펀드는 운용사 내에서도 간판펀드나 주력펀드에 비해 관리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작은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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