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이형 볼 우찌 쳐야 되노?” 13일 잠실 LG-롯데의 경기가 열리기 전 롯데 박기혁이 LG 박경수에게 물었다. 박경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제가 봐도 요즘 장난 아니에요. 힘들걸요”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6일 잠실 KIA와의 개막전 승리 이후 고비마다 팀의 연패를 끊고 있는 LG 박명환(30)의 존재는 그랬다. 박명환은 이날도 선발 6과3분의2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잘 막고 5-2 승리를 이끌며 부동의 ‘에이스’임을 재확인했다. 시즌 5전 전승으로 랜들(두산)과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뛰어오른 박명환은 지난 2003년 6월14일 이후 롯데전 10연승을 내달리며 ‘거인 천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박명환의 지난 4승은 LG의 7년 만의 개막전 승리, 2차례의 4연패와 한차례의 2연패를 끊는 것으로 모두 팀 성적에 결정적인 승리. 이날은 팀을 다시 5할 승률(14승1무14패)로 복귀시키는 5승째였다. 또 이날 승리로 3승에 머물고 있는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 지난해 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괴물’ 류현진(한화), 부상으로 빠진 김진우(KIA), 배영수(삼성) 등을 제치고 명실공히 올시즌 ‘국내파 최고투수’로 떠올랐다. LG는 박명환의 호투 속에 2-0으로 앞선 4회 2사 1ㆍ2루에서 8번 조인성의 싹쓸이 좌중월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무리 우규민은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두산 정재훈과 함께 1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모처럼 라이벌 현대를 4-2로 제압하고 현대전 4연패 및 홈 3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 좌완 선발 전병호도 5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고 현대전 4연패를 끊었다. 현대 선발 김수경은 삼성전 8연패에 빠졌다. 광주에서는 SK가 5회 터진 정경배의 투런포를 잘 지켜 KIA를 2-0으로 꺾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SK 고졸 신인 좌완 김광현은 선발 6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6번째 선발 등판 만에 힘겹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마무리 정대현은 1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11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렸다.
대전에서는 두산이 선발 리오스의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3-1로 꺾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현대와 롯데, 두산(이상 15승15패), LG(14승14패) 4팀이 똑같이 승률 5할로 공동 3위를 기록, 치열한 순위 다툼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총 4만6,487명의 관중이 입장, 지난 97년(98경기) 이후 최단기간(121경기)에 100만 관중(104만4,482명)을 넘어서며 올시즌 400만 관중 돌파의 기대를 부풀렸다. 잠실구장은 2만7,482명이 입장해 올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대전=이상준기자 jun@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성환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