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이 지난 12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역대 복싱 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 5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기술, 성취도, 활동 기간, 스포츠계에 미친 영향력 등을 종합해 선정한 이번 순위에서 역대 최고 복서로 뽑힌 선수는 1950년대 미들급의 최강자로 군림한 슈거 레이 로빈슨. 로빈슨은 현란한 풋워크와 스피드를 이용해 현대 복싱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로 평가 받는다. 역대 복서들 중 기술적으로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1946년 웰터급 챔피언에 올라 4차례 방어에 성공한 후 1951년 미들급 정상에 처음 오른 후 다섯번이나 챔피언에 등극했다.
헤비급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로빈슨의 뒤를 이었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표현으로 유명한 알리는 ‘우격다짐’ 스타일이 일관하던 헤비급 복싱에 테크니션형의 복싱을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이다. 1967년 베트남전 징집 기피로 3년간 링을 떠났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조 프레이저(26위), 조지 포먼(20위) 등 당대의 살인 펀치들을 차례로 꺾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헤비급 세계 정상에 세 차례 등극했다.
3위에는 1930~40년대 중량급을 석권한 강타자 헨리 암스트롱이 선정됐고, 4위에는 ‘갈색 폭격기’ 조 루이스가 뽑혔다. 루이스는 1937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후 1949년 은퇴할 때까지 25차례 방어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무패 챔피언’으로 유명하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프로복싱 초창기의 선수들이 대거 선정된 가운데 ‘돌주먹’ 로베르토 두란이 6위에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1980년대 중량급 전성기 당시 맞수였던 슈거 레이 레너드(12위), 마빈 해글러(35위), 토마스 헌스(37위)보다 두란이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이 이채롭다.
전체적으로 최근에 활약한 복서들의 순위가 낮게 책정된 가운데 지난 6일 ‘마지막 세기의 대결’을 펼친 오스카 델라 호야가 39위,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48위에 올랐고 90년대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로이 존스 주니어는 46위에 머물렀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50위에 턱걸이 했고 지난해 링에 복귀한 에반더 홀리필드는 40위에 올랐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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