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기로 이름난 칠레의 한 왕이 현명한 왕비를 얻었다. 그는 아내의 영리함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나 어느날 아내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잘못을 밝히자 수치심에 아내를 죽이려 한다. 대신 그는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아내는 어떤 제안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답은 ‘내가 죽을 때 남편도 따라 죽게 해 주세요.’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수수께끼를 들려주는 일이다. 수수께끼를 풀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작가 조지 새넌의 <져야 이기는 내기> 는 우리나라 ,필리핀, 에티오피아 등 세계 각국의 민담 15편을 묶은 책이다. 이 민담들은 모두 ‘수수께끼’ 를 출제해 푸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반딧불이 한 마리가 어떻게 원숭이 백 마리와 싸워 이겼는지’, ‘크림이 가득 찬 나무 양동이 속에 빠진 개구리가 양동이를 어떻게 탈출했는지’ 등 알쏭달쏭한 질문들이 뒤를 잇는다. 져야>
얼핏 평범한 수수께끼 모음집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머리가 굳은 어른들이 풀기에도 만만치 않은 수수께끼가 꽤 많다. 오히려 고정 관념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이 먼저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책과 다르게 문제를 풀었거나 풀지 못했다고 해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책에 제시된 답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의 틀을 깰 수 있는 창의력은 깊이 있는 사고와 섬세한 관찰에서 나온다. 비록 텍스트 분량이 많지도 않고 두껍지도 않지만 이 책은 창의력을 튼실하게 기르기에 적절하다. 이런 힘만 길러지면 아이들은 수수께끼만이 아니라 살아 가면서 부딪힐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삶의 지혜도 얻을 수 있겠다. 체코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피터시스가 점묘 기범을 활용한 삽화도 인상적이다. 초등학생용.
져야 이기는 내기 / 조지 섀넌 글ㆍ피터 시스 그림. 김재영 옮김. / 베틀 북 발행ㆍ64쪽ㆍ7,000원
이왕구기자 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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