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판소리의 고수(鼓手)다."
이어령 성결대 석좌교수는 11일 한국능률협회(KMA) 조찬강연회에서 "CEO는 판소리의 명창이 아니라 고수처럼 판을 짜고 조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판소리, 씨름판에서 '판'이란 특정 시공간과 소리꾼 고수 청중, 씨름꾼 구경꾼 장사치 등 구성원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개념"이라고 정의하고, "CEO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판을 짜는 사람'으로 훌륭한 CEO라면 회사입장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 서서 넓고 객관적인 시야로 상황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대통령 장관 기업인 등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CEO는 판소리 고수처럼 추임새를 넣고 조율하는 사람이지 전면에 나서서 노래를 부르려고 해선 안된다"고 지적었다.
그는 다만 "최근의 반기업 정서가 기업활동의 '판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업들도 미국의 엔론 사태처럼 시장의 질서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판을 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한명의 보스가 나서서 집단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개인의 개성이 모여 '판'을 형성하는 시대로 UCC나 웹2.0 열풍도 이 같은 흐름의 산물"이라면서 "앞으로는 회사 구성원이 모여 형성하는 기업문화처럼 보이지 않는 부문이 더 중요한 자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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