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서 중립을 지향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10일 격해지는 두 주자 간의 다툼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이른바‘두나라당’으로 쪼개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비판과 함께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맹형규 홍준표 남경필 안상수 권영세 박진 임태희 의원 등 ‘중심모임’과 ‘희망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회동을 갖고 당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면서 우려했다.
맹 의원은 “당 상황이 하도 걱정돼 모임을 갖게 됐다”며 “수시로 만나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강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은 애초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합의할 수 없는 안이었다”면서 “강 대표가 중재안을 발표한 뒤 당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꼬집었다.
맹 의원은 “당을 지금의 상황까지 질질 끌고 온 두 주자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남 의원은 “두 주자가 중재안의 유ㆍ불리를 따질 경우 당 상황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되고 만다. 이제는 주자들이 중재안을 받아들이든지, 그렇지 않으면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강 대표가 중재안을 그냥 밀고 나가면 당이 깨질 수밖에 없다”며 “누군가 다시 조정에 나서거나 다른 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경선 룰 원안을 만들었던 홍 의원은 선거인단을 2배 이상 늘리고, 경선 시기를 8월19일부터 추석 직전인 9월22일까지로 연기하는 내용의 새로운 절충안을 내놓았다.
홍 의원은 분당 문제에 대해선 “박 전 대표는 전과가 있어 못 나가고, 이 전 시장은 나가는 순간 ‘시베리아’일 것”이라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만석꾼이 쌀 한 톨 더 가지려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이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전국위원회에서 두 주자의 안을 각각 상정해 표결로 결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당 상황이 두 주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어 이들의 해법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