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9일 오후 참모진들의 거듭된 대책회의가 있은 후 종합적으로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수용 입장을 밝혔다. 충남 연기 고려대 서창캠퍼스에서 열린 ‘대전ㆍ충남 총학생회 연합 발대식’에서 초청강연을 한 직후다.
이 전 시장은 “민심 반영 비율이 많이 미흡하지만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과 당의 화합을 바라는 당원들의 열망을 존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참모들은 민심 반영 비율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나를 보고 내일 오전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며 “민심이 많이 반영 되지 않은데 대해 불만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저쪽(박근혜 전 대표측)에서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거꾸로 된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나 “국민의 뜻과 당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제가 혼자 결심해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의 화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이날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주재로 잇따라 열린 회의에서는 중재안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강경파들은 “5대5가 안된다”, “수용이 능사가 아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당 화합 의지를 부각하기 위해 직접 수용 결정을 내렸다.
이 전 시장은 10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경선 룰 싸움에서 벗어나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여전히 경선 룰을 붙잡고 있을 박 전 대표와의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_중재안 수용 배경은.
“그동안 일관되게 중재안을 존중한다는 이야기를 해 왔다. 민심 비율이 많이 반영 되지 않은데 대해 불만스럽기는 하지만, 혼자 결심해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선 승리 할 수 있도록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_박 전 대표측은 거부했는데.
“박 전 대표께서도 대승적으로 이 문제를 봐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것이 국민과 당원의 뜻이기 때문에 후보들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있지만 뜻을 받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느냐.”
_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상대가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래도 민심 50%는 반영돼야 하지 않겠느냐. 개인적인 유불리를 떠나 본선에 대한 생각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_강 대표와 통화했나.
“통화 못 했다. 간접적으로 전하도록 하겠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연기ㆍ논산=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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